학부모6분 분량
세컨 서브가 불안할 때: 멘탈일까, 기술일까
Yoon Namkung · 테니스 코치 · FiMH 대표
첫 서브를 넣기도 전에 아이의 어깨가 굳습니다. 세컨 서브를 벌써 걱정하는 얼굴입니다. 연습 때는 없던 망설임이 생기고, 중요한 포인트에서 공은 여지없이 네트로 향합니다. 더블 폴트 두 개로 게임이 넘어갑니다.
당장 아이의 스윙 자세를 지적하기 전에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간단한 자가 점검
아이와 함께 연습 코트에서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가 있습니다.
- 아무도 보지 않고, 점수 압박도 없는 상태에서 세컨 서브를 50개 넣습니다. 그리고 실패한 개수를 셉니다.
- 부모나 동료가 지켜보며 큰 소리로 점수를 세는 가운데 세컨 서브를 50개 넣습니다. 그리고 실패한 개수를 셉니다.
두 번 다 지치지 않은 상태에서 쳐야 합니다. 피로가 섞이면 숫자가 말해 주는 것이 달라집니다.
평소의 기복을 모르면 시합에서 나온 더블 폴트가 초킹인지 원래 그 정도 실력인지 가릴 수 없습니다. 1단계 숫자를 먼저 세는 이유입니다. 두 숫자가 비슷하다면 기술 문제이고, 코치님과 함께 고쳐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단계의 실패율이 훨씬 높다면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누군가 지켜볼 때 긴장이 몸을 굳게 만드는 것입니다. 무작정 서브 연습량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연습 땐 잘하는데 시합에서 무너지는 이유
레슨에서 익힌 서브는 원래 몸이 알아서 하는 동작입니다. 하지만 압박은 이 자연스러움을 깨뜨립니다. 아이가 긴장하면 토스 높이나 손목의 움직임, 팔꿈치 각도 하나하나를 스스로 감시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평소의 기복을 넘어설 만큼 수행이 떨어지는 일을 '초킹(choking)'초킹(choking under pressure) — 아드와 해먼드(Adwoah Hammond)와 크리스토퍼 메사그노(Christopher Mesagno)는 이 주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 23명에게 네 단계에 걸쳐 설문과 면담을 반복했습니다. 전문가 91%가 합의한 정의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는데도 평소의 기복을 넘어서는 수행 저하가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고, 불안감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1].이라고 부릅니다.
왜 하필 잘 익힌 동작이 무너질까요? 리치 마스터스(Rich Masters)는 골프 퍼팅을 배우는 사람들을, 동작의 규칙을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의식적으로 배운 집단과 배우는 동안 다른 과제에 매여 그럴 틈이 없었던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지켜보는 눈과 상금을 함께 걸어 압박을 준 테스트에서 무너진 쪽은 규칙을 말로 설명하는 집단이었습니다 [2].
시안 베일록(Sian Beilock) 연구진은 골프 퍼팅과 축구 드리블로 주의를 어디에 두게 하느냐를 바꿔 보았습니다. 숙련자는 자기 동작의 세세한 사항을 신경 쓰게 하면 수행이 나빠졌습니다. 반대로 아직 동작이 몸에 익지 않은 초보자는 오히려 나아졌고, 숙련자도 서툰 왼발로 드리블할 때는 동작에 신경 쓰는 편이 나았습니다 [3].
같은 말이 한쪽에는 도움이 되고 다른 한쪽에는 해가 된다는 점은 코트에서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레슨에서 "팔꿈치 봐"가 통했던 아이라도, 그 동작이 몸에 익은 뒤에는 같은 말이 시합에서 서브를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더블 폴트 하지 마", "네트에 안 걸리게 주의해" 같은 말이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레제프 괴르귈뤼(Recep Görgülü)는 숙련된 테니스 선수 32명에게 특정 방향으로는 서브를 넣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불안이 높은 조건에서 선수들은 바로 그 방향으로 서브를 넣는 횟수가 뚜렷하게 늘었습니다 [4]. 압박 속에서 하지 말아야 할 동작을 떠올리면 오히려 그 동작이 나오는 이런 경향은, 지난 25년의 연구를 모아 검토한 결과에서도 대체로 확인되었습니다 [10].
"이번엔 더블 폴트만 조심해."
"...알았어."
코트로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머릿속에 방금 더블 폴트가 심어졌습니다.
결국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조언이나 마음가짐이 아니라, 서브를 넣기 직전에 스스로 하는 루틴입니다.
서브를 넣기 직전, 아이가 할 수 있는 것
해결 방법은 시합 때가 아니라, 시합 전 서브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습니다. 프란치스카 라우텐바흐(Franziska Lautenbach) 연구진은 숙련된 테니스 선수 29명에게 압박이 없는 조건과 압박을 준 조건에서 세컨 서브를 치게 하고, 그중 절반에게만 4주 동안 서브 전 루틴을 가르쳤습니다.
루틴은 이런 순서였습니다. 공을 바라보고, 숨을 내쉬며 스트링을 정리하고, 서비스 박스에서 공이 떨어질 지점을 정하고, 발을 내려다보며 공을 여덟 번 바운스하고, 마지막으로 목표 지점을 속으로 말합니다. 루틴을 배우기 전에는 압박을 주면 성공 개수가 뚜렷하게 떨어졌지만, 4주 뒤에는 그 하락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5].
다만 같은 실험에서 루틴을 배우지 않은 집단은 애초에 압박에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결과 하나로 루틴의 효과가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성인 선수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흔들리는 세컨 서브를 어떻게 다룰지 생각할 때 참고할 만합니다.
이렇게 서브를 넣기 직전에 항상 똑같이 하는 자기만의 행동 순서를 프리 퍼포먼스 루틴(PPR)이라고 부릅니다. 손목 움직임이나 팔꿈치 높이를 신경 쓰는 의식적인 자기 감시를 막아 주고 불안한 잡념이 끼어들 자리를 남기지 않도록 도움을 줍니다 [2], [3]. 압박에서 무너지는 선수를 돕는 여러 방법을 모아 검토한 연구에서도 수행 전 루틴은 그 효과가 어느정도 증명되었습니다 [7].
아이와 함께 짧고 일관된 5단계 루틴을 만들어 보면 좋습니다.
- 똑같은 발 위치. 매 포인트마다 발을 같은 자리에 둡니다.
- 같은 바운스 횟수.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정해둔 횟수만큼 공을 바운스합니다. 점수와 상관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루틴의 조건입니다 [8].
- 날숨 한 번. 들이마시는 숨보다 내쉬는 숨을 길게 합니다. 라우텐바흐 연구진이 가르친 루틴에도 서브 전에 숨을 내쉬는 단계가 있었습니다 [5].
- 한 가지에 시선 고정. 자신의 팔이나 동작이 아니라, 서비스 박스의 한 지점만 바라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떠올리는 대신 할 일을 정해 두는 쪽이고, 앞의 실험들이 가리키는 방향도 이쪽입니다 [3], [10].
- 주저 없이 시작. 루틴이 끝나면 망설이지 않고 서브를 시작합니다. 머뭇거리는 사이에 긴장이 다시 몰려오기도 합니다. 다만 토스가 잘못되면 루틴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지금 루틴은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선수마다 순서도 길이도 다릅니다.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습관을 두고 "미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신이 아니다. 미신이라면 이기든 지든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할 이유가 없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경기 안에 자신을 놓는 방법, 머릿속에서 찾는 질서에 맞게 주변을 정리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9]. 아이가 자신만의 순서를 직접 정하게 해 주면 좋습니다.
코치님과 상담할 때
자가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코치님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면 좋습니다.
- 기술 문제일 때: "편안할 때 50개 중 11개 실패했고, 압박받을 때 13개 실패했어요." 숫자를 그대로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초킹일 때: "혼자 칠 때는 11개 실패하는데, 누가 보면 30개를 실패해요. 루틴을 같이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아이가 압박을 혼자 넘길 방법을 함께 찾아 달라고 부탁하는 쪽이 좋습니다.
4주는 걸립니다
처음 루틴을 만들면 아이도 1-2주 정도는 어색해할 수 있습니다. 훈련마다 숫자를 적어 두면 좋습니다. 4주 뒤에 다시 50개씩 두 번 쳐 보고, 압박 상황의 실패율이 줄었는지 비교해 봅니다.
라우텐바흐 연구진이 선수들에게 루틴을 가르친 기간도 4주였고, 그동안 선수들은 매주 지도를 받으면서 혼자서도 평균 230번쯤 루틴을 반복했습니다 [5]. 한두 번 해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담당 코치님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문헌
- [1]Hammond, A. A., & Mesagno, C. (2026). Defining the "choke" is no joke: Using a Delphi method to reach expert consensus on a choking under pressure definition in sport. Journal of Applied Sport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80/10413200.2026.2683959
- [2]Masters, R. S. W. (1992). Knowledge, knerves and know-how: The role of explicit versus implicit knowledge in the breakdown of a complex motor skill under pressure. British Journal of Psychology, 83(3), 343–358. https://doi.org/10.1111/j.2044-8295.1992.tb02446.x
- [3]Beilock, S. L., Carr, T. H., MacMahon, C., & Starkes, J. L. (2002). When paying attention becomes counterproductive: Impact of divided versus skill-focused attention on novice and experienced performance of sensorimotor skill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Applied, 8(1), 6–16. https://doi.org/10.1037/1076-898X.8.1.6
- [4]Görgülü, R. (2019). Ironic or overcompensation effects of motor behaviour: An examination of a tennis serving task under pressure. Behavioral Sciences, 9(2), Article 21. https://doi.org/10.3390/bs9020021
- [5]Lautenbach, F., Laborde, S., Mesagno, C., Lobinger, B. H., Achtzehn, S., & Arimond, F. (2015). Nonautomated pre-performance routine in tennis: An intervention study. Journal of Applied Sport Psychology, 27(2), 123–131. https://doi.org/10.1080/10413200.2014.957364
- [7]Gröpel, P., & Mesagno, C. (2019). Choking interventions in sports: A systematic review. International Review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 12(1), 176–201. https://doi.org/10.1080/1750984X.2017.1408134
- [8]Zaiser, B. (2018). Improve your game: Develop a serve ritual. USTA. https://www.usta.com/en/home/improve/tips-and-instruction/national/improve-your-tennis-game--develop-a-serve-ritual.html
- [9]Nadal, R., & Carlin, J. (2011). Rafa: My story. Hyperion. https://www.google.com/books/edition/Rafa/cJSZ4__6mZEC
- [10]Bartura, K., Görgülü, R., Abrahamsen, F., & Gustafsson, H. (2024). A systematic review of ironic effects of motor task performance under pressure: The past 25 years. International Review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 17(2), 1378–1417. https://doi.org/10.1080/1750984X.2023.2193966
글쓴이
Yoon Namkung · 테니스 코치 · FiMH 대표
남궁윤은 GPTCA와 ITF 코치 자격을 갖춘 테니스 코치이자 FiMH의 대표입니다. 서울의 정진화테니스아카데미(JTA)에서 주니어 및 성인 200명 이상을 지도하였으며, 현재는 프랑스 리옹에서 테니스 선수, 코치, 그리고 학부모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Yoon Namkung의 글 모두 보기이 글은 교육 목적의 일반적인 정보이며, 의학적·심리학적 조언이 아닙니다.